내 빚, 정부가 대신 갚아준다고? '배드뱅크' 알아보기

배드뱅크, 새도약기금


지난 1일 7년 넘은 악성 채무자의 빚을 청산해주기로 하는 '새도약기금'이 출범하였습니다. 도덕적 해이, 성실납부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오랜시간 채무에 시달리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회복불능의 장기채무자에 한하여 족쇄를 풀어주어 사회활동에 참여시키고자 하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1. '베드뱅크'란?

혹시 '베드뱅크'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이름만 들으면 뭔가 나쁜 일을 하는 곳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거예요. '베드(Bad)'는 나쁘다는 뜻보다는, 제때 갚지 못해 문제가 된 '부실채권'을 뜻해요. 이렇게 오래도록 갚지 못한 빚은 시간이 거듭될수록 갚기 더 어려워지고, 결국 빚의 가치도 뚝뚝 떨어집니다.

예를들면, 10년 넘게 갚지 못한 천만 원짜리 빚이 있다고 해볼게요. 시간이 흐르면 이 빚의 실질 가치는 수십만 원 정도로 평가될 때도 있어요. 베드뱅크는 이렇게 가치가 크게 떨어진 빚을 헐값에 사들이고,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단계주체내용효과
1단계채권은행 (원래 돈을 빌려준 은행)10년 넘게 갚지 못한 천만 원짜리 빚 (부실채권).은행 장부에 부실로 남아있음.
2단계시간의 흐름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빚의 실질 가치 하락.빚의 실질 가치가 수십만 원 수준으로 평가되기도 함.
3단계베드뱅크가치가 크게 떨어진 이 빚을 은행으로부터 헐값(매우 저렴한 가격)에 사들임.은행은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베드뱅크는 채권자가 됨.
4단계베드뱅크 & 채무자베드뱅크는 채무자에게 탕감이나 장기 분할 상환 등의 방식으로 상환 부담을 덜어줌.채무자는 재기 발판을 마련하고, 금융 활동에 복귀할 수 있게 됨.

빚이 줄어든 취약계층은 다시 경제 활동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정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 끊임없이 이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요.

이번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 선보인 베드뱅크의 이름이 바로 '새도약기금'입니다. 특히 이 기금은 탕감해주는 규모만 봐도 역대 최대라서,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정책의 핵심입니다.


2. 코로나 이후, 누가 가장 힘들어졌을까요?

최근 몇 년 사이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이 참 많아졌죠. 특히 코로나19 이후엔 자영업자나 청년층의 빚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되는데요. 빚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을 상담하는 시민단체에도 이런 사연이 쏟아지고 있다고 해요.

빚을 갚지 못하면 빚 독촉도 점점 심해져서, 결국 경제 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엔 빚 때문에 힘든 분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5천만 원도 안 되는 빚을 7년 넘게 갚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무려 113만 명이나 된다고 해요. 이 분들이 떠안은 빚만 해도 모두 합치면 16조 원에 달한다고 하니, 그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이 16조 원의 빚을 줄이거나 조정해주는 게 바로 새도약기금이에요. 정부와 금융기관이 각각 4,400억 원씩을 내서, 이 큰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이렇게 규모를 키운 것만 봐도, 더 많은 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느껴집니다.


배드뱅크, 새도약기금


3. 내 빚, 얼마나 탕감받을 수 있을까요?

가장 궁금한 건 역시 '누가' '얼마나' 탕감받을 수 있느냐는 부분일 거예요. 도박 및 사행성 빚을 제외한 7년 이상 연체되고 5,000만원 이하의 개인 채권을 조정 및 탕감해주는데요. 소득 기준에 따라 지원 폭이 달라집니다.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중위소득 60% 이하'의 장기 연체 취약계층이에요.

'중위소득 60%'는 1인 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 154만 원 이하인 경우를 말합니다. 이 기준에 해당되면 빚 원금 전액을 탕감받을 수 있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숨통이 트일 것 같죠. 또, 기초생활수급자나 중증 장애인도 상환 능력과 상관없이 빚 전액 감면을 받을 수 있어요.

소득이 월 299만 원 이하인 분들도 빚 원금의 30%에서 최대 80%까지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새도약기금에선 대부업체에서 진 빚도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단, 주식 투자로 진 빚이나 유흥업 등에 종사하는 개인 사업자가 진 빚은 제외되니 참고하세요.

<소득 기준(1인 가구 기준) 및 탕감 혜택 예시>

  •  중위소득 60% 이하(월 154만 원 이하): 원금 전액 탕감 (기초생활수급자, 중증 장애인, 취약계층 장기 연체자)
  •  월 소득 299만 원 이하: 원금의 30~80% 감면 (일반 장기 연체자)

소득 기준 (1인 가구 기준)월 소득 (세전)탕감 대상탕감 혜택 예시
중위소득 60% 이하월 154만 원 이하기초생활수급자, 중증 장애인, 취약계층 장기 연체자원금 전액 탕감
월 소득 299만 원 이하월 299만 원 이하일반 장기 연체자원금의 30% ~ 80% 감면

이처럼 새도약기금은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런 좋은 혜택을 받으려면 복잡한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할까 봐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그런데 새도약기금의 가장 큰 장점은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정부가 직접 대상자를 선정해 알려주고, 채무 조정을 진행할 계획이거든요.

정부는 연말쯤 대상자들에게 빚 조정 사실을 통보하고, 본격적으로 절차에 들어간다고 해요. 또 상환 능력 심사가 끝날 때까지는 더 이상 빚 독촉(추심)도 받지 않게 된다고 하니, 그동안 빚 독촉에 시달렸던 분들은 정말 한시름 놓으실 수 있겠어요.


4. 빚 탕감, 따로 신청해야 할까요?

하지만 이 정책이 모든 빚을 무작정 다 없애주는 건 아니에요. 정부는 ‘상환 능력 심사’를 매우 꼼꼼하게 할 예정이에요. 진짜로 빚을 갚을 여력이 없는 분들에게만 채무를 탕감해주기 위한 거죠. 

또, 일부러 빚을 갚지 않으려는 사람들(도덕적 해이)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게 목표예요. 새도약기금을 통한 본격적인 빚 탕감은 내년 상반기쯤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 10월부터 연체채권 매입을 시작해서 1년간 관련 기관으로부터 채권을 일괄 인수하여 행정데이터를 수집해 채무자의 보유재산, 소득에 대한 철저한 심사를 거친 후 2026년 부터 순차적으로 소각 또는 조정을 진행합니다.


5. 빚을 성실히 갚아온 사람들은 억울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큰 규모의 빚 탕감 정책이 나올 때마다 항상 ‘형평성 문제’와 ‘도덕적 해이’에 대한 논란이 따라붙습니다. 빚을 힘들게 갚아온 분들은 “나는 어렵게 원금까지 갚아왔는데, 왜 못 갚은 사람들만 혜택을 받지?” 하고 상대적으로 억울함을 느낄 수도 있죠.

이런 논란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지만, 정부도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앞서 언급했듯, 상환 능력 심사를 정말 엄격히 해 경제적으로 재기가 힘든 분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는 거죠. 

이 정책의 핵심은 빚을 갚을 여유가 있는데도 일부러 갚지 않는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말 힘든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데 있어요.

마무리

결국, 새도약기금은 경제적으로 벼랑 끝에 선 분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해 주는 중요한 정책이에요. 

엄격한 기준에 따라 부실부채를 사들이고, 탕감하거나 조정함으로써 취약 계층이 경제 주체로 회복 할 수 있도록 돕고, 사회 전반의 회복에 기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기금을 통해 많은 분들이 빚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우리 사회도 더 활기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빚 때문에 숨이 막히고 한숨 쉬는 사람들이, 이제는 무거운 짐을 덜고 활기있는 새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